22일 방송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돌아보니 오직 당신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편으로 꾸며진다. 완전히 남남이었던 둘이 서로의 생에 들어와 하나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가 된다는 것. 부부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툴지만 인생의 고비들을 함께 넘으며 만들어온 세월은 부부의 밥상에도 고스란히 새겨진다. 지지고 볶는 세월 속, 서로에게 물들고 익숙해져 조화로운 맛을 내는 부부의 밥상을 만나 본다. ■ 고난을 딛고 함께 찾은 새로운 인생의 맛 -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함께 탄 바이크 위에서 바람을 가르는 부부가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도자기를 빚어온 이이우(60세) 씨와 그의 아내 정재경(56세) 씨다. 지금은 인생을 여행하듯 사는 부부지만, 한때 부부의 인생길은 수렁이었다. 평생 도예로는 누구에게도 뒤진 적이 없었고 도예가로서의 인생 백세까지 계획도 다 짜여 있었던 이이우 씨에게 어느 날 찾아온 손의 통증. 손에 물이 닿으면 피가 났고, 손가락은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더 이상 도자기를 빚을 수 없게 되자 삶의 의욕도 꺾이고 더 살아서 무엇 하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게 홀로 차박을 다니며 외로운 방황을 하던 이이우 씨를 지킨 건 아내 재경 씨였다. 남편이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 곁을 지킨 재경 씨 덕에 영원할 것 같던 절망도 서서히 걷혔다. 그때부터 남편에게 아내는 기둥이고 삶의 나침반이 되었다. 삶을 넓게 보고 즐기기 위해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부부가 오늘 사 온 제철 음식은 수라상에 올랐다던 멸치과 생선인 웅어. 썰어낸 웅어를 막걸리에 담가 잔뼈를 부드럽게 만든 뒤 매콤 새콤한 양념장과 채소를 넣어 무쳐낸다. 정재경 씨가 남편의 입맛에 맞춰 만든 소스 덕에 특별한 맛을 내는 해파리냉채는 이이우 씨가 힘들 때마다 찾는 특별 음식. 맛있게 구워낸 삼겹살 한 점에 곁들여 먹으면 돼지고기의 고소함과 해파리냉채의 새콤달콤한 맛, 아삭한 식감이 입안에서 기분 좋게 어우러진다. 방황에서 돌아온 남편의 속을 풀어준 아내의 요리인 셈이다. 덜컥 인생에 찾아온 고난 속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더 깊게 깨달은 부부의 다채로운 밥상을 만나 보자. ■ 사랑꾼 부자의 풍성한 바다 밥상 -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푸른 바다가 아름다운 남해, 배 한 척이 바다에 떠 있다. 함께 농어 낚시에 나선 이는 정현진(50세), 박현애(50세) 씨 부부와 정현진 씨의 아버지 정군삼(80세) 씨. 마흔을 훌쩍 넘겨서도 독신주의를 고집하며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아들 현진 씨가 "혼자 뱃일하는 아버지를 도와달라"는 어머니 성화에 고향인 남해로 내려온 바로 그 해, 지금의 아내 현애 씨를 만났다. 서로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게 하는 짝이란 걸 느낀 두 사람은 힘들더라도 둘이 되어보기로 결심했다. 아버지 정군삼 씨는 뒤늦게 짝을 만난 아들 내외가 '뭐라도 다 좋을' 만큼 예쁘단다. 그 시간 정현진 씨의 어머니 이백엽(77세) 씨는 바다로 나간 남편과 아들 내외를 기다리며 문밖에 서 있다. 젊은 시절 머구리 생활을 했던 남편이 집을 비울 때마다 오매불망 남편을 기다렸는데, 건강한 남편과 아들 내외가 함께하니 행복한 백엽 씨다. 어느덧 어부 생활 9년 차인 아들 현진 씨가 솜씨를 발휘해 농어회를 뜬다. 무지갯빛이 도는 신선한 회 한 점을 아내의 입에 넣어주면 아내의 얼굴에도, '나는 안 주냐'며 타박하는 어머니 백엽 씨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머구리였던 남편의 보양식을 평생 만들어왔던 백엽 씨는 농어탕을 끓이고, 뭉근하게 끓여 낸 농어탕은 사랑의 진국이 되어 남편의 속을 따스하게 데운다. 어린 시절,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던 아버지의 손에 들려있던 키조개는 볶음 요리의 재료가 된다. 쉽게 상해 산지에서나 먹을 수 있다는 부산물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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